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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발생 현장 2층 여성사우나 목욕탕. 동아일보 DB
23일 오전 9시 반경 충북 제천시 제천여고 교장실에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A 씨가 들어왔다. 수수한 정장 차림의 그는 전날 ‘지난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건에서 숨진 김다애 양과 관련해서 의논할 게 있다’고 전화했던 남성이었다. 자신을 사업가라고만 소개한 A 씨는 이철수 제천여고 교장에게 올해 유독 어려웠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묻고 학생들의 반응을 들은 뒤 가방에서 A4 용지 한 장과 봉투 두 개를 꺼냈다.
봉투에는 5만 원권 지폐가 100장씩 들어 있었고, 종이에는 동아일보 2017년 12월 28일자 A39면에 실렸던 ‘예비 숙대생(淑大生) 다애가 남긴 것’이라는 칼럼이 적혀 있었다. 이 교장은 “칼럼은 누군가 직접 다시 타이핑을 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오늘과 내일/최영해]‘예비 淑大生’ 다애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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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17년 12월 28일자 A39면에 실렸던 칼럼
A 씨는 “목표로 세운 금액이 있다. 그것을 채울 때까지 매년 학교를 찾아오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교장은 23일 바로 1000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접수했고, 다른 교사들과 논의해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선정해 도울 계획이다. 김 양이 진학하고 싶어 했던 숙명여대에 진학하는 학생이나 김 양의 모교인 봉양중학교 출신 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학생에게 등록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