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양시 일부 등 유무선 통신장애
규모에 비해 불편 커…KT “피해보상”
지난 주말 서울 서대문과 중구, 마포, 용산 일대는 물론 은평구와 심지어 경기도 고양시 일부까지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일어난 화재 탓이었다. 일반 시민들의 유무선 통신장애는 물론 카드단말기나 포스(POS)를 사용하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에도 큰 차질을 빚었다. ‘통신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상이 마비돼 시민들은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KT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24일 오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했다. 통신구는 케이블을 집중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4m 이상 깊이의 지하에 설치된 구조물.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가 설치됐다. 조는 케이블을 세는 단위다. 소방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화재는 당일 오후 9시경 진압됐고, 다행히 인명피해도 없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이다.
하지만 화재 진압 이후에도 통신장애는 계속되고 있다. KT에 따르면 25일 (오후 6시) 기준 이동전화는 63%, 인터넷은 97% 복구가 이뤄졌다. KT는 이동기지국 배치 등 응급조치를 취하는 한편 신속한 복구를 위해 케이블을 지하 통신구가 아닌 외부에서 건물 내 장비까지 연결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완전한 복구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전망이어서 소비자들의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KT 회장은 25일 화재 현장을 방문해 “여러 고객들께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KT는 이번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로 피해를 입은 유선 및 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치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1개월 감면요금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이다. 또한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보상은 별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