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비소비지출 월평균 140만원, 소득의 25%… 작년보다 30% 급증
가구주가 50대인 가구가 세금, 건강보험료 등으로 매달 의무적으로 내는 돈이 1년 동안 30% 이상 급증했다. 퇴직 이후 자영업을 많이 하는 60대는 사업소득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중년층의 생계가 전반적으로 팍팍해지고 있는 셈이다.
25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가구주 연령이 50∼59세인 가구의 월평균 비(非)소비지출은 140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만4000원)보다 30.7% 올랐다. 이 같은 비소비지출 상승률은 30대 이하(17.3%), 40대(23.1%), 60대 이상 가구(19.7%)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이자 등으로 각 가구가 반드시 내야 하는 돈이다.
50대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573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소비지출로 전체 소득의 약 24.5%를 쓴 셈이다.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비소비지출의 규모도 컸다.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비소비지출은 100만 원 이하였고 40대는 122만3000원이었다. 50대의 비소비지출이 급증하며 전체 가구의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어섰다.
▼ 60대 사업소득 60만원 그쳐… 1년새 사상최대 15% 감소 ▼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50대는 전체 연령대 중 소득이 많은 편이어서 세 부담이 크고 주택가격이 올라 재산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상이 가구주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60만1000원으로 1년 새 10만8000원(15.3%) 줄었다. 이는 가계동향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60세 이상은 직장에서 은퇴한 뒤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0세 이상 사업체는 전년과 비교해 5만2000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체 수가 약 7만 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새로 문을 연 사업체의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자가 창업했다는 의미다.
60세 이상의 사업소득이 줄어들며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60세 이상의 3분기 사업소득 비중은 전체 소득의 18.3%였다. 이는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 비중(19.5%)보다 낮은 것이다. 60세 이상의 사업소득 비중이 전체 가구보다 낮아진 건 200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