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첼시전 그림같은 쐐기골… 알리 패스 받아 2명 제치고 슈팅
시즌 리그 1호-유럽 통산 99호골… 독일 2부 이재성도 시즌 2호골

“해리 케인도 나를 따르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25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후반 9분 약 50m 드리블에 이은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잡아낸 뒤 비행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팀 골잡이 해리 케인도 함께 달리며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첼시를 3-1로 꺾었다. 런던=게티이미지
후반 9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중앙선 근처에 있던 손흥민(26·토트넘)은 팀 동료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폭풍 질주’를 시작했다. 약 50m를 드리블하며 개인기로 첼시 선수 2명을 제친 그는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안방인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5만5000여 명의 팬들은 펄쩍 뛰며 박수를 보냈고, 손흥민은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환호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지자 영국 BBC의 실시간 중계 창에는 “손날두(손흥민+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았다”는 반응도 올라왔다.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슈팅이 세계적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와 닮았다는 것. 평소 “우상인 호날두의 경기를 꼭 챙겨 보고, 그의 기술도 따라해 본다”고 말해 왔던 손흥민은 이날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호날두와 같은 포지션(측면 공격수)에서 뛰며 등번호(7번)도 같다.
이날 EPL은 토트넘-첼시의 경기가 끝난 후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손흥민의 슈팅 장면이 담긴 사진을 띄우면서 “손흥민이 만들어낸 최고의 골이 토트넘에 우아한 승리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25일 첼시와의 안방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려 기쁘다. 그동안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올해 월드컵과 아시아경기 등에 참가해 체력 소모가 심했던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배려로 11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덕분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