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근지역의 전화를 비롯해 인터넷, 카드결제, 금융업무 등이 먹통이 됐다. 25일 KT관계자들이 사고현장에서 복구작업에 한창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난 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관련해 화재 장소가 방화나 테러 같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 겸 호원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는 “공격하는 입장에선 이런 테러에 성공하게 되면 사회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만종 회장은 26일 YTN 라디오 ‘출발 새 아침’과 인터뷰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관할 통신사업자도 KT였다. 민간보안 서비스와 경찰 시스템 다 먹통이었다는 우려가 나온다’라는 말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발생 10시간 만에 진압됐으나, 치안 시스템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이튿날인 25일에도 인근 지역 경찰 경비전화와 112 통신 시스템이 일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 서울지방경찰청의 관할 통신사업자는 KT이며, 별도의 통신망을 예비로 두지 않았다. 아울러 KT 유·무선 전화 이용 고객은 연락이 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이어 “실제로 이번에 다시 이야기가 됐지만 과거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있지 않나. 이 재판기록을 보면 테러 대상으로 평택 가스생산기지, KT 혜화지사, 분당IDC라든가 송전 철탑 이런 장소들이 포함돼 있었다. 굉장히 쉽게 생각했지만 (일어나선)안 될 상황들”이라고 부연했다.
‘경찰 통신망도 먹통이 됐다. 이런 통신구 같은 곳을 공격하면, 신고조차 안된다는 우려가 예상된다’라는 말에는 “우리가 과학이 만능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과학의 착시, 취약점들도 많다. 그래서 (이런) 재난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에 우리 사회를 빅데이터 전쟁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테러의 방법이 조금 더 지능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그래서 창과 방패처럼 맞춤파괴양식으로 치안이라든가 또는 테러도 진화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첨단기술, 과학이 얼마나 간단하게 파괴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지 않나. 그래서 예측하지 못한 재난이라든가 테러의 위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대책, 치안대책 이런 것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에 어떤 세력이 계획적으로 공동으로 타격할 경우에는 도시 전체가 장시간 마비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게 2차·3차 공격, 2차·3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가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이런 혼잡현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네트워크, 또 언제 어디서든지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호접속방식, 또 통신망 두절 시 FM 망을 통한 긴급안내, 매뉴얼 보안 이런 것들도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하겠다”라고 당부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