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고성능 PC 시스템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며, 인텔 등 주요 PC 부품 제조사 역시 이러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게임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버워치를 시작으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같은 PC 게임이 PC방을 점령하면서, PC방 역시 이에 맞춰 전반적인 사양을 업그레이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게임을 집에서도 즐기려는 사람이 늘면서 가정용 PC 역시 하이엔드급으로 교체하는 게이머 역시 늘고 있다.
최근 PC게임 시장 성장으로, 고성능 PC 부품 및 주변기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출처=IT동아)
성능 향상이 끝난 사용자가 시선을 두는 곳은 게임용 PC 주변기기, 즉 게이밍 기어다. 게이머라면 일반 키보드 대신 기계식 키보드를, 일반 마우스보다 버튼이 많은 게이밍 마우스를 선택한다. 이는 모니터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모니터는 단순히 화면을 통해 보여주기만 하는 장치였지만, 이제는 고주사율 모니터 처럼 기존 제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마져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PC 부품이나 주변 기기는 가격과 성능이 정비례하지 않는다. 일정 수준까지는 이러한 정비례 관계가 적용되지만, 그 수준을 넘는 순간 비용을 투자한 만큼 성능이 정비례로 상승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GTX1060, 인텔 코어-i5 프로세서 등 일정 수준의 제품을 선택해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비교적 높은 성능을 내는 게이밍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뷰소닉 VX2548-MHD(출처=IT동아)
우선 주사율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주사율이란 화면을 1초 동안 얼마나 많이 나눠서 표시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니터는 60Hz로, 1초 동안 화면의 움직임을 60단계로 나눠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144Hz는 144단계로 두 배 이상 세밀하게 나눠서 표시한다.
보통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초당 60장의 장면을 녹화해 보여주기 때문에 고주사율 모니터나 일반 모니터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게임은 조금 다르다. 게임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허락한다면 1추에 60장을 초과하는 장면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때 일반 60Hz 모니터라면 그래픽 카드가 만들어낸 장면 중 1초에 60장만을 추려 화면에 보여줄 수 있지만, 144Hz모니터라면 1초에 최대 144장의 장면을 추려 우리 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144Hz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보다 같은 시간 동안 두 배 이상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출처=IT동아)
고주사율 모니터는 1초 동안 표시되는 장면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화면 전환이 더 부드럽게 느껴지며, 빠른 화면 좌우전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티어링 현상 까지 크게 줄어든다. 티어링 현상이란 모니터의 성능을 초과하는 정보가 입력될 때 이전 장면과 새로 입력된 장면이 위아래로 나뉘어 동시에 표시되는 것을 말하며, 이 때문에 화면이 가로로 찢어진 것처럼 보인다. 고주사율 모니터의 경우 입력된 정보를 거의 다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티어링 현상 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뷰소닉 VX2458-mhd는 이런 고주사율을 통해 FPS나 레이싱 처럼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에서 아주 유용하다. 예를 들어 FPS 게임 중 오른쪽에서 적이 갑자기 나타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반 모니터의 경우 마우스를 움직여 적을 조준하더라도 티어링 현상 때문에 적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VX2458-mhd 같은 고주사율 모니터는 화면을 빠르게 움직여도 티어링 현상 없이 부드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적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성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 역시 충분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낮다면 144Hz 주사율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출처=IT동아)
응답속도 역시 1ms(1/1000초)로 빠르다. 우리가 화면에서 물체가 '움직인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실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이 켜지고 꺼지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화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동차가 움직일 때, 이 자동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화소가 꺼지는 동시에 왼쪽 화소에 불이 켜지는 과정이다. 응답속도란 이 화소가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며, 이 시간이 짧을수록 화면에 잔상이 줄어든다. 이 역시 FPS 처럼 화면을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게임에서 유용하다.
반응속도가 느린 모니터에서는 하얀 사각형 뒤에 회색 잔상이 길게 남는다(출처=IT동아)
어두운 영역을 보정해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블랙안정화' 기능도 있다. 보통 화면을 밝게 할 경우 어두운 영역이 밝아지는 한편, 원래 밝은 영역은 지나치게 밝아져 어떤 물체가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달리 VX2458-mhd의 블랙안정화 기능은 어두운 영역의 명암을 조절해 무엇이 있는지 또렷하게 볼 수 있게 해주면서, 밝은 영역은 오히려 조금 어둡게 만들어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FPS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그림자나 어두운 건물 안에 적이 숨어 있으면 이러한 적을 어지간해서는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이 때 블랙안정화 기능을 사용하면 어두운 곳에 있는 적을 발견할 수도 있고, 만약 공포게임이라면 조금은 덜 무섭게(…) 할 수도 있다. 블랙안정화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10단계로 세기 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수준으로 맞춰 사용하면 된다.
블랙안정화 1단계(위)와 10단계(아래)(출처=IT동아)
VX2458-mhd는 상황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화면 설정을 기본 제공한다. 게임, 영화, 웹 서핑, 문서, 흑백 등의 기본 프리셋을 제공하며, 게임의 경우 FPS, RTS, MOBA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다.
다양한 상황에 맞춘 프리셋(출처=IT동아)
시력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도 갖췄다. 게임을 하기 위해 장시간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보는 만큼, 게이머의 눈은 모니터에서 나오는 빛에 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시력보호 기능의 필요성도 크다. VX2458-mhd에는 플리커 프리. 블루라이트 필터 등의 시력보호 기능과 함께, 무광패널을 통해 빛 반사를 줄였다.
셔터 속도를 1/320초로 빠르게 설정해 촬영한 모습으로, 플리커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출처=IT동아)
블루라이트 필터는 화면의 청색광을 줄이는 기능이다. 청색광은 다른 빛의 파장과 달리 직진성이 강해, 안구 건조증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자외선과 성질이 비슷해 숙면을 이루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잠자기 전에 사용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VX2458-mhd는 화면의 청색광을 단계별로 줄일 수 있게 만들어, 필요에 따라 색감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로우 블루라이트 기능(출처=IT동아)
무광 패널 역시 화면 빛 반사를 막아 시력 보호에 도움을 준다. 유광 패널의 경우 조명이나 자연광 등을 쉽게 반사해 눈을 부시게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조명 때문에 화면을 선명하게 보려면 화면을 지나치게 밝게 설정해야 할 때도 있다. 무광 패널은 이처럼 불필요한 빛 반사를 줄여 강한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게 해준다.
VX2458-mhd는 한 마디로 요약해 미드레인지급 게이머를 위한 모니터다. 144Hz, 1ms의 응답속도, 감마 보정 기능, 시력 보호 기능 등 게임 애호가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전문가용 모니터와 비교해 계조 표현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다. 명암 단계 표현에서 세밀함이 부족해, 간혹 계단 처럼 경계가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 제품은 전문가용 보다는 보급형에 가까운 만큼,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