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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기자의 터치네트]여자프로배구의 ‘수요일 2경기 딜레마’

입력 | 2018-11-26 12:04:00


최근 프로배구 기사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댓글이 있습니다. 바로 여자부의 ‘수요일 2경기’와 관련된 댓글입니다. 팬들은 불만입니다. 먼저 댓글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여배 구단들, 당장 모여서 기형적인 수요일 두 경기나 바꿔라(ID:***)’
‘평일 여자배구나 경기편성해라 이것들아. 수요일 몰빵하지 말고(ID: ***)’

그렇습니다. 2018~2019시즌부터 여자부 평일 경기가 남자부와 같은 오후 7시에 편성되면서 매주 수요일마다 여자부 2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종전 오후 5시 경기 때는 볼 수 없던 모습입니다. 당장 이번 수요일에도 김천에서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가, 화성에서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 오후 7시에 경기를 시작합니다.



여자부의 수요일 2경기 체제는 올 시즌 내내 이어집니다. 정규리그가 끝나는 내년 3월 10일(여자부 기준)까지 휴일인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여자부 1경기), 올스타 브레이크인 1월 23일(경기 없음), 설 연휴인 2월 6일(여자부 1경기)을 제외하곤 모든 수요일에 2경기가 동시 진행됩니다.

여자부 오후 7시 경기 도입 첫 시즌인 만큼 테스트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입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남자부와 여자부 경기의 동시 진행에 대한 걱정스러운 부분이 아직 있다. (동시 진행으로) 남·여부 흥행이 모두 잘된다면 좋겠지만 연맹으로선 반대로 둘 다 타격을 입을 상황도 감안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계방송사의 목소리도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구단으로선 일장일단이 있다는 반응입니다. 수요일 2경기 편성으로 인한 변화가 있다면 무엇보다 경기 간격이 길어졌다는 점입니다. 당장 구단마다 일주일 만에 더 길게는 열흘 만에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모 감독은 “경기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서 체력 문제나 팀을 꾸리는 데 보다 여유를 가지게 됐지만 반대로 경기 감각 유지는 염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목소리가 기우에만 그치는 건 아닙니다. 26일 현재 올 시즌 일주일(휴식일 6일) 이상 만에 경기를 치른 팀의 성적은 전체 8경기에서 2승 6패로 저조합니다. 2경기에서 2승을 따낸 IBK기업은행을 제외하곤 나머지 5개 팀이 모두 쓰린 패배를 맛봤습니다. KGC인삼공사는 일주일 만에 치른 2경기에서 모두 패했습니다.



물론 경기 결과와 휴식일을 단순하게 연관지을 순 없습니다. 다만, 구단으로선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순 없을 겁니다. 승부의 세계란 때론 경기 당일 미역국은 물론 계란프라이(계란을 ‘깨다’와 경기에서 지다는 뜻의 ‘깨어지다’의 연관성 때문)를 금할 정도로 가혹한 곳이 아니던가요.

수요일 2경기 체제가 당장 바뀌긴 힘들 겁니다. 당장 올 시즌만 하더라도 △구단들의 안방/방문 일정, △주말경기 편성, △경기 간격, △경기장의 대관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했을 때 시즌 중 스케줄의 변경은 불가능합니다. 만의 하나 스케줄이 바뀐다하더라도 또 다른 제2의, 제3의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배구관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건 팬의 권리이자 의무일 겁니다. 사랑하는 배구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주세요. 그렇다면 당장 올 시즌보다 나은 다음 시즌을 보게 되지 않을까요. 저 또한 한 명의 배구 팬으로 기대해보겠습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