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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개편안’…중소·자영업자들 반색 “임금 인상 부담 해소”

입력 | 2018-11-26 15:22:00


당정협의를 거쳐 금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대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반색을 표했다. 업계는 십수년 동안 금융위·카드사·여신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불협으로 난항을 겪어 온 카드수수료 문제가 한 고비를 넘긴 것과 함께, 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해소와 고용 효과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카드사의 마케팅 부문 지출을 줄여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평균 1%대로 낮추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라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은 현행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구간까지 확대된다. 이들의 평균 수수료율은 약 0.60%포인트 낮춰진다. 매출 5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에 대한 평균 수수료율도 2%대로 인하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 등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는 연 평균 15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수수료율을 놓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42일째 노숙농성을 벌여온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는 이날 발표 즉시 개편안을 환영하는 긴급기자회견과 세리모니를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중소상인·자영업자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를 통해 분명하게 확인했다”며 “십수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카드수수료율 차별 문제가 오늘 발표로 마침내 실타래를 풀게 됐다”고 환영했다.

이들은 특히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30억 구간’이 신설된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마트협회 관계자는 “30억 구간에 포진한 슈퍼마켓·의류·음식점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연 최대 2100만원까지 낮아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고 고용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가맹점들이 포함되는 매출 500억 구간에서는 평균 8000만원 내외의 수수료가 인하돼 추가 고용뿐 아니라 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등 22개 단체로 구성된 투쟁본부는 이날 회견문 낭독 후 단체 포옹 및 만세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업계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환영’의 뜻을 담은 논평을 발표했다.

연합회는 “정부와 여당의 협의를 거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환영한다”며 “당정뿐 아니라 여러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경감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편안은 카드수수료 원가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가맹점에 합당한 비용만을 수수료에 반영되도록 했다”며 “대기업에 비해 최대 3배 이상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던 소상공인들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된 ‘단체협상권’ ‘최저수수료율제’ 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가맹점 업체들은 카드수수료의 원가 산정에 카드사를 대변하는 여신협회만이 참여하고 있다며 ‘가맹점 차원의 참여’를 지속 요청해 왔다. 아울러 재벌가맹점의 수수료를 무한대로 낮추는 것을 방지하는 최저수수료율제 도입 등을 주장해왔다.

연합회 측은 “정말 어려운 영세 소상공인들은 협상권이 없어 여전히 대기업보다 많은 카드수수료를 부담해야하는 실정”이라며 “문제점을 바로잡고 보완할 수 있도록 단체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정책기획실 이사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상에서도 가맹점이 단체를 구성해 (카드수수료)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금융위가 그동안 사문화 시켜왔다”며 “이제 금융위도 중소기업 이하의 가맹점들이 카드사와 협상을 할 지 혹은 최저임금위원회 같은 사회적협의기구인 ‘수수료산정위원회’(가제) 등을 만들어 진행할지 두 가지 축으로 고민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권 문제는 금융위가 내년 상반기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했다”며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협상권 관련해)‘입법’이라는 과정이 필요한만큼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