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열어 해임안 논의…비위행위 조사 착수 ‘포스트 곤’ 체제 놓고는 佛정부와 닛산차 ‘이견’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日産) 얼라이언스 회장이 26일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의 회장직에서도 ‘퇴출’될 전망이다.
NHK 등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도쿄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곤 회장 해임안을 논의한다.
미쓰비시차는 지난 2016년 연비 조작 논란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편입(닛산차가 미쓰비시차 주식 34% 보유)됐으며, 이후 곤 회장은 그동안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일본 닛산차·미쓰비시차 등 3개 사의 회장직을 겸임해왔다.
앞서 일본 검찰이 곤 회장 체포 과정에서 적용한 소득 축소신고 혐의는 닛산차 회장 직무에만 국한된 것으로 미쓰비시차와 관련된 비위 행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차 또한 이날 이사회에서 곤 회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쓰비시차는 곤 회장의 비위 행위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에도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닛산차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전체 임직원들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통해 파악한 곤 전 회장의 비위행위와 함께 체포·해임과정 등을 설명하고 향후 그룹 운영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특히 사내방송에서 “(곤 전 회장의 비위행위는)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데서 비롯됐다”며 사실상 곤 전 회장 해임을 계기로 르노와의 관계 또한 재설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가 대주주(지분 15%)인 르노는 현재 닛산 주식의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의결권도 갖고 있다. 반면 닛산은 르노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결권은 없다.
이와 관련 프랑스 정부가 곤의 닛산차 회장 재임 시절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을 통해 닛산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하자 사이카와 사장 등 닛산 경영진이 크게 반발했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 언론들이 곤 회장 체포 이후 닛산 등 일본 측의 ‘음모론’을 제기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르노차는 지난 20일 임시 이사회에서 곤 회장 체포와는 별개로 그의 회장직은 일단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르노·닛산·미쓰비시의 향후 경영에 대해 “민간 기업의 일인 만큼 개입하지 않겠다”(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