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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미쓰비시차 회장도 ‘퇴출’ 초읽기

입력 | 2018-11-26 17:56:00

이사회 열어 해임안 논의…비위행위 조사 착수
‘포스트 곤’ 체제 놓고는 佛정부와 닛산차 ‘이견’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日産) 얼라이언스 회장이 26일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의 회장직에서도 ‘퇴출’될 전망이다.

NHK 등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도쿄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곤 회장 해임안을 논의한다.

미쓰비시차는 지난 2016년 연비 조작 논란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편입(닛산차가 미쓰비시차 주식 34% 보유)됐으며, 이후 곤 회장은 그동안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일본 닛산차·미쓰비시차 등 3개 사의 회장직을 겸임해왔다.

그러던 중 곤 회장은 닛산차로부터 받는 소득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로 지난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고, 이후 22일 열린 닛산차 임시 이사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와 함께 닛산차 관련 직무로부터 해임됐다.

앞서 일본 검찰이 곤 회장 체포 과정에서 적용한 소득 축소신고 혐의는 닛산차 회장 직무에만 국한된 것으로 미쓰비시차와 관련된 비위 행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차 또한 이날 이사회에서 곤 회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쓰비시차는 곤 회장의 비위 행위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에도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닛산차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전체 임직원들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통해 파악한 곤 전 회장의 비위행위와 함께 체포·해임과정 등을 설명하고 향후 그룹 운영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특히 사내방송에서 “(곤 전 회장의 비위행위는)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데서 비롯됐다”며 사실상 곤 전 회장 해임을 계기로 르노와의 관계 또한 재설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의 최고위직은 르노 회장이 맡아야 한다”는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의 전날 언론 인터뷰 발언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대주주(지분 15%)인 르노는 현재 닛산 주식의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의결권도 갖고 있다. 반면 닛산은 르노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결권은 없다.

이와 관련 프랑스 정부가 곤의 닛산차 회장 재임 시절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을 통해 닛산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하자 사이카와 사장 등 닛산 경영진이 크게 반발했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 언론들이 곤 회장 체포 이후 닛산 등 일본 측의 ‘음모론’을 제기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르노차는 지난 20일 임시 이사회에서 곤 회장 체포와는 별개로 그의 회장직은 일단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와 닛산·미쓰비시는 조만간 3개사 경영진 회의를 열어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르노·닛산·미쓰비시의 향후 경영에 대해 “민간 기업의 일인 만큼 개입하지 않겠다”(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