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5년 연구-투자 결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SK 바이오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는 모습. SK 바이오팜 제공
○ 2020년 상반기 중 미국 시장 판매
26일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NDA를 FDA에 23일 제출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류가 제출되면 FDA는 해당 서류가 심사에 적합한지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승인 절차는 통상 10개월에서 1년가량 걸린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허가 절차를 거치면 2020년 상반기에는 미국 시장에서 신약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기존 신약에 비해 안전성이나 효과 등에서 뛰어나야 신약 판매를 승인한다. 세노바메이트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해 현재 판매 중인 글로벌 제약사 UCB의 ‘빔팻’보다 효과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NDA는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을 거치지 않고 직접 FDA에 낸 첫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 통상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 수출을 해 위험부담을 줄인다.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인 ‘팩티브’가 국내 제약업체로는 처음으로 FDA의 판매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총 9개의 제품이 FDA 판매 승인을 획득했지만 모두 기술 수출한 제품이나 복제약이었다.
○ 2022년 7조8000억 원 시장
재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이번 NDA 제출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신약 개발을 챙겨왔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약업체인 재즈와 공동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에 대한 NDA를 FDA에 제출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이 FDA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신약후보물질은 16개나 된다. 이는 국내 제약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