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인류무형유산 등재]씨름 경기방식-기술은 거의 같아
김홍도 ‘씨름도’처럼… 씨름은 1600여 년간 한반도에 뿌리내린 민속경기다. 16세기 무렵부터 단오에 여성은 그네뛰기를, 남성은 씨름을 즐겼다. 18세기 단원 김홍도가 그린 ‘단원풍속도첩’ 중 씨름(가운데 사진). 대한민국(왼쪽 사진)과 북한(오른쪽 사진)의 씨름은 분단으로 용어와 규칙이 조금씩 달라졌지만 샅바를 매고 상대를 넘어뜨리는 고유한 규칙과 전 국민이 즐기는 전통 문화라는 공통점을 간직하고 있다. 뉴스1·문화재청 제공·유네스코 홈페이지
씨름은 지역별 개성을 간직한 채 보존돼 현재까지 160종이 전해지고 있다.
현대 씨름의 형태가 갖춰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7년부터다. 당시 창설된 조선씨름협회에서 전국대회를 추진하면서 허리와 다리에 샅바를 매는 통일된 규칙을 도입했다. 이전까지 함경도, 평안도 일대에서는 다리에만 띠를 두르는 ‘바씨름’, 경기·충청지역은 허리에 띠를 매는 ‘띠씨름’, 경상·전라도 지역에서 유행한 샅바를 사용하지 않는 ‘민둥씨름’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광복 이후 70년 이상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의 씨름도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북한에서는 모래판이 아닌 원형 매트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상의를 벗는 한국과 달리 상의를 입고 경기한다. 일어선 자세에서 샅바를 잡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도 북한 씨름의 특징이다.
일부 차이를 빼고 기술이나 샅바를 매고 겨루는 방식은 똑같다. 심승구 한국체육대학 교수(한국사)는 “대구 출신으로 1930년대 조선 씨름의 최강자였던 나윤출(1912∼?)이 6·25전쟁 중 월북한 후 북한 씨름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면서 남북한의 씨름이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