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동맥’ KT혜화타워 보안허술 지하1층~지상6층 제지없이 접근… 신분증 검사않고 CCTV 무용지물 화재-테러땐 서울 통신 마비 우려… KT “핵심시설은 이원화해 대비”
‘대한민국 통신의 대동맥’ 서울 종로구 대학로 KT혜화타워(옛 KT 혜화지사)가 아무 검문 절차 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 취재진은 주말인 25일 오후 8시 보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보안시설인 혜화타워를 방문했다. 타워 정문은 신분 검사 등 검문 절차 없이 손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1층의 차량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내부로 진입해 핵심 통신 설비가 있는 지하 1층∼지상 6층을 모두 둘러봤다. 40분 동안 내부를 돌아다닌 뒤 건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았다. 이어 평일인 26일 낮 12시 반 다시 같은 경로로 혜화타워에 들어가 20분 동안 각 층을 다녔지만 이번에도 감시나 제재가 없었다.
취재진은 혜화타워 안에서 차세대 통신망인 ‘5세대(5G)’ 핵심 통신시설과 경찰청 데이터 송수신망 등 각종 핵심 보안 시설에 접근해 봤다. 감시용 폐쇄회로(CC)TV 20대가 있었지만 보안요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하 1층 통신구 출입문이 도어록 시스템으로 잠겨 있는 게 사실상 유일한 보안장치였다. 혜화타워는 핵심 통신설비가 구축된 6층 건물과 일반 사무용 7층 건물이 연결돼 있는 구조다. 취재진이 들어간 곳은 6층 건물이었다. 전국 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을 통합하는 거점인 혜화타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A등급 통신주요시설이다. 또 테러와 전쟁에 대비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에 의해 각각 국가보안시설과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됐다. 비상시 경찰이나 군대가 투입되는 국가중요시설인데도 보안에 구멍이 ‘뻥’ 뚫린 것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