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0일 금리인상 유력…주택대출금리 인상 불가피 무리하게 빚내 집 산 한계차주 직격탄…수요위축 불가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News1
9·13 부동산대책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이달 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면서 주택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p) 인상하는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은도 지난달 말부터 ‘금융 불균형’을 자주 언급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 불균형이 누적됐다”고 밝힌 바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강해졌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News1
현재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 후반대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는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1.93%까지 올라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금리가 뛰면서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은 불어나는 이자 부담이 한층 무거워지는 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대출이나 대환대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부터 주택 보유세가 대폭 오르면 이를 버티지 못한 매물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곧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금리상승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거래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대출규제와 보유세 등 세금 부담 증가에 이어 금리인상까지 현실화될 경우 주택시장의 가격 동력은 상실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 주택시장은 9·13 대책의 여파로 관망이 심화되면서 거래·가격이 동반 위축을 보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많은 정책들보다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대출, 세금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린 시기인 만큼 시장 흐름을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