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생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단을 잇달아 출범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서울대학생겨레하나 등 106개 청년단체는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청년학생위원회)’ 발족식을 열었다.
앞서 21일에는 대학운동권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같은 목적의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을 결성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요즘 청년 세대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크다고 알려진 일반 통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도 북한 지도자를 드러내놓고 ‘환영’한다는 목소리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극단적이거나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참가 학생 대부분이 두 번의 정상회담 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내가 본대로 믿는다’는 젊은 세대 특유의 자주적이고 자유로운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동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히 청년학생본부 집행위원장은 “지금 대학생들은 촛불집회를 경험한 이들”이라며 “보여주는대로 믿기보다는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믿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손 집행위원장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만 생각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근하게 느껴지면서 적대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통일과 평화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이유도 거창한 정치적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배후’가 있거나 ‘종북 이념’에 물었다는 식의 색안경을 쓰고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김 집행위원은 “대학생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 여행도 갈 수 있고 평양냉면도 먹으러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며 “일부에서 비난하듯 어떤 이념논리나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대학생의 시선에서 원하는 바가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대학생만의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A씨(22)도 “이전엔 사실 민족이란 개념도 잘 모르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두 번의 정상회담 장면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어떤 면에서는 오래된 친구, 가족 같았으며 뭉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 역시 ‘서울시민환영단’에 소속돼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환영 분위기 촉구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대학생으로서의 가장 큰 특징은 흥이 많고 열정이 많다는 것”이라며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도심에 모여 사람들을 상대로 환영 행사를 벌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