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열린 ‘한-러 협력증진 간담회’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러 협력 증진을 위한 간담회 현장 모습. 왼쪽부터 마리나 알렉세예바 울리야놉스크주 부지사, 베로니카 미니나 노브고로드주 부지사, 블라디미르 쿠이모프 노브고로드주 경제장관, 야나 R첸코 이르쿠츠크주 투자청장, 김종경 KOTRA CIS 지역본부장, 홍완석 한국외국어대 교수, 권태근 아폴로 회장. KOTRA 제공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러 협력 증진을 위한 간담회에서 김종경 KOTRA CIS 지역본부장은 “러시아는 2013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세계 평가에서 120위였지만 올해는 35위로 뛰어올랐다. 중국(78위)보다도 좋은 투자 환경을 갖춘 나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GB(옛 소련 정보기관), 스파이, 테러 지원 국가 등의 이미지는 옛말일 뿐 현재 러시아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해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85개 주(州) 정부를 대상으로 투자 환경 및 투자 유치 순위를 평가하겠다”고 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한마디가 크게 작용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김 본부장은 “대통령의 ‘불호령’ 이후 주 정부들이 경쟁적으로 투자 환경을 좋게 하려 나서고 있다. 2014∼2016년 미국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 침체기를 겪는 과정에서 자국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해 경제 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홍완석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는 한국 회사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점은 러시아에 기회다. 기업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라”며 “높은 세율, 물류 및 항만 통과 지연, 각종 인허가 지연 문제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에서 플랜트 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 권태근 아폴로 회장은 “세제 혜택이 더 필요하다. 보세 창고 하나를 만드는 데도 인허가가 오래 걸리더라.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논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측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러 FTA는 양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