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라우드펀딩 1위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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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 대표
○ 새롭고 독보적인 상품에 집중
와디즈가 제공하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크게 보상형(리워드형)과 증권형(투자형)으로 나뉜다. 보상형은 스타트업이 출시한 특정 신제품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그 보상으로 싼값에 해당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와디즈는 출범 초기에 보상형에 집중했다. 당시 관련법 미비로 기업이나 특정 프로젝트의 주식 혹은 채권에 투자해 사업 성과에 따라 배당을 받는 증권형 펀딩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투자형 펀딩으로 날개 달다
와디즈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크라우드펀딩 선두 기업으로 도약한 계기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덕분이다. 창업 초기부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져야 관련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와디즈는 해외 자료들을 번역해 정책 당국에 소개하거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법안 통과를 위해 애썼다. 그 덕분에 관련 법규가 개정되면서 와디즈는 2016년 1월 국내 1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라이선스를 받았다.
와디즈는 이후 문화 콘텐츠, 식품, 여행 등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하며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을 키워갔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와디즈는 증권형 펀딩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67%, 투자 건수 기준 점유율 93%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증권형 펀딩 성공 사례는 국내 일본 영화 관객 수 1위를 달성한 ‘너의 이름은.’이다. 2016년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진행했던 ‘너의 이름은.’ 프로젝트는 영화 펀딩 사상 최고 수익률인 연 80%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청와대 호프미팅의 만찬주로 채택돼 화제를 모았던 수제 맥주 제조기업 ‘세븐브로이’ 역시 지난해 와디즈를 통해 약 5억8000만 원을 조달했다.
○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급부상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와디즈를 마케팅 및 수요예측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식사 대용 기능식품 ‘마이밀’을 와디즈에 선공개하며 최대 45%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9월 와디즈를 통해 선주문 방식으로 한 달간 롱패딩 ‘플립(Flip)’을 시범 판매했다. 미리 제품을 만들어 놓고 신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 디자인을 보고 소비자가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투자를 하면 그 수량만큼 만들어 공급하는 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런 획기적인 유통 혁신 시도에 1623명이 응답하면서 총 2억5300만 원이 모였다.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와디즈 사례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초기에 새롭고 참신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게 플랫폼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