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스트 토니 마클루 인터뷰
영국 출신 플로리스트 토니 마클루가 최근 서울 중구에 있는 레스케이프 호텔 7층 카페에 설치된 새장 안의 그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제공
최근 방한한 마클루는 Q섹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버드나무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이번 장식의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클루는 프랑스 샹그릴라파리호텔을 비롯해 럭셔리 브랜드 지방시, 펜디 등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올 7월 문을 연 레스케이프 호텔 내부 장식을 맡았다. 호텔 곳곳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그의 플라워 장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며 유명해졌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레스케이프 호텔 1층 로비를 장식한 버드나무.
A.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던, 허를 찌르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다들 성탄하면 뾰족한 트리를 떠올리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이런 통념을 배반하고 싶었다. 버드나무에서 흩날리는 크리스털의 빛과 반사를 이용해 호화로운 중세시대 프랑스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Q.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A. ‘에브리웨어 에브리싱(모든 장소와 모든 것)’에서 얻는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이런 것들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구겨진 카페트의 주름, 초의 향, 지금 이곳의 냄새까지,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런 영감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버드나무 장식을 본 사람들이 앞으로 크리스마스를 생각할 때 레스케이프에서 본 버드나무를 떠올리면 좋겠다.
A.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볼 수 있는 남산을 장식에 반영해보고 싶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은행나무를 처음 봤다. 영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무였고 잎이 무척 특이했다. 잎이지만 종이 같은 느낌이 있다. 이걸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을 기획할 때 호텔 안의 디테일뿐만 아니라 호텔이 있는 주변 환경을 연관짓기 위해 부지런히 호텔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라망시크레’의 크리스마스 장식.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