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글라이딩에 도전한 한 남자가 가이드(조종사)의 건망증 탓에 두 팔로 기구에 매달린 채 1200여 미터 상공에서 지상에 도착 할 때까지 사투를 벌였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 거스키는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행글라이딩 체험장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첫 행글라이딩 도전에서 지옥을 경험했다. 조종사가 크리스의 몸을 글라이더와 연결하는 것을 깜빡 잊은 것이다.
이륙시 아무런 연결 장치 없이 맨몸으로 글라이더를 잡고 달린 크리스는 글라이더가 공중에 뜨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글라이더는 수백 미터 상공을 날고 있었다.
크리스는 필사적으로 조종사의 목덜미와 기구의 손잡이를 부여잡고 매달렸고 조종사는 즉시 가까운 곳에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 탓에 착륙에 실패해 글라이더는 점점 더 지상과 멀어졌다. 그사이 팔힘이 빠진 크리스는 조종사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릴 정도로 몸이 점점 아래로 쳐졌다.
크리스는 "내 왼손 모양이 글라이더 쇠막대에 각인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상했다.
죽음의 문턱을 넘는 경험을 한 크리스는 조종사를 원망하지 않았다. 크리스는 "나는 그 단계(원망)를 넘어섰다. 조종사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날 살리기 위해)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