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몽골사막 지표면 뜨거워져… 황토먼지 상승기류 타고 한반도로 10년새 가을-겨울 발생 2배 늘어
28일에도 황사로 숨 막힌 하루였다.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는 앞으로 가을에도 자주 한반도를 공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지름 2.5μm 초과∼10μm 이하) 농도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m³당 12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미세먼지가 m³당 81∼150μg이면 ‘나쁨’, 151μg 이상이면 ‘매우 나쁨’ 수준이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황사는 대부분 초미세먼지(PM2.5·지름이 2.5μm 이하)보다 입자가 큰 미세먼지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7, 28일 서울의 PM10 농도는 m³당 146.5μg이었다. 이는 5년 내 가을 중 가장 높았던 수치다.
이날은 수도권보다 중부 및 남부 지방의 피해가 컸다. 27일 오후부터 수도권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특히 북서풍의 세기가 당초 예상보다 약해져 황사가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광주와 경북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각각 173μg, 158μg으로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경북 구미시는 오전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522μg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을철 황사가 점점 늘고 있다. 최근 10년(2008∼2017년) 가을의 황사 발생 일수는 0.7일로 평년보다 2배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여파로 가을과 겨울에도 지표면이 뜨거워지면서 상승 기류가 많이 발생한다”며 “황토먼지가 이 기류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 한반도까지 이동한다”고 말했다.
29일에도 황사의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중북부에서 m³당 500μg 정도의 황사가 관측되고 있는데, 이 황사가 서해상을 거쳐 29일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