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어비리 식당의 방어회.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방어는 여름에 오호츠크까지 올라가서 먹이 활동을 하며 살을 찌우다가 겨울이 되면 산란을 하러 우리 남해안까지 내려옵니다. 겨울에 모슬포 주변에서 잡히는 방어는 빠른 해류를 이기려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근육이 찰질 수밖에 없고, 근육 사이로 기름도 잔뜩 올라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 그러나 식당에서 취급하는 방어 크기는 기껏 40∼50cm 정도인데, 이를 일본에선 ‘하마치’라고 부릅니다. 물론 양식을 하는 방어도 대략 이 정도 크기에서 잡는데 이는 사료 효율 때문입니다. 그래서 양식 방어를 아예 ‘하마치’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양식을 하면 아무래도 움직임이 덜하여 기름이 일찍 오르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몸집이 더 커져 기름투성이가 되기 전에 잡아줘야 1m 내외의 대방어가 갖는 풍미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다고 하네요. 대방어는 대략 8∼10kg이 넘는데 이 정도 크기는 돼야 부위별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참치와 비슷하게 배꼽살, 목살, 사잇살, 볼살 등을 방어의 특수부위라고 보면 됩니다.
방어는 농어, 전어, 숭어 등과 함께 대표적인 출세어입니다. 고시를 패스해서 출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끼에서부터 몸통이 커가면서 명칭이 달라지는 어종인 것이지요. 출세어(出世魚·슛세우오)라는 말의 어원을 찾아보니, 일본 에도시대에 하급 무사 혹은 학자가 성인식을 치르거나 진급을 할수록 이름을 새로 지어 불렀는데 그 방식을 생선에도 적용한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호칭 인플레가 심해 출세를 하거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성씨 끝에 붙는 호칭이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 어비리: 경기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265번길 25 방어회(중) 7만 원
○ 시스트로: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24길 25 방어 카르파치오 3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