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착공식·코레일-SR 통합용역 연내 발표 앞둬 흔들리는 철도안전…김현미 장관 ‘기강해이’ 불끄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중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코레일의 오송역 KTX단전사고 등을 질책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 News1
철도정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발걸음이 연말을 앞두고 분주해질 전망이다. 남북경협의 분기점인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착공식을 앞둔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의 통합 추진 등 굵직한 현안을 연내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흔들리는 철도안전도 당면과제로 남아있다.
3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남북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협은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8개월간 부진한 진척을 보여왔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8월 광복절 축사에서 남한·북한·일본·중국·러시아·몽골 등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까지 제안했지만 대북제재를 고수하는 미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협력과 북미 비핵화협상의 진전이 나란히 유지하도록 사실상의 경협 속도조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팎에선 이 같은 물꼬가 12월로 예정된 남북철도 착공식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착공식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기엔 변수가 많다는 시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착공식에 앞서 유엔 대북제재 면제 절차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착공식 장소, 필요한 물품·인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미국과의 워킹그룹을 통해 착공식이 다시 면제를 받아야 하는 사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실질적인 진행을 위해 국토부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론 코레일과 SR의 통합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연구용역의 발표가 12월에 예정돼 있다. 용역결과에 따라 국토부는 최종 코레일과 SR의 통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용역조사는 6개월, 통합논의는 근 1년을 끌어온 사안인 만큼 더 이상의 결정유보는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엔 연구 용역을 맡은 인하대 산학협력단의 김태승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장이 코레일 외부자문위원회인 철도발전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중립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공정성에 대한 지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통합결정이 나더라도 그에 필요한 비용, 정책-법안 소요를 감안하면 연말 용역결과의 발표는 국토부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에 집중되고 있는 철도안전사고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특히 코레일은 2015년 130여건에 달하던 철도사고를 올해 60여건까지 줄였지만 최근 오송역 단전사고 등 6건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통상 철도안전사고의 경우 겨울철에 집중된다는 점, 대형사고 이후 소규모 사고가 연속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토부도 연말 철도안전 확보에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에 대해 강력한 처벌과 사고방지를 천명한 상태다. 김 장관은 29일 산하공기업 기관장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오송역 단전사고에 대한 조치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사고 책임자에 대한 과징금, 벌금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 열차운행 안전과 직접 관련한 철도시설 공사는 시설을 관리하는 코레일이 수탁 받아 시행하도록 의무화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인 정책에서 철도분야가 급부상하면서 철도정책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그중 안전사고는 앞으로 진행될 남북철도 사업 등의 철도정책 신뢰성에도 영향이 있는 만큼 국토부 내부에서도 최대한 불협화음을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