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특감반) 직원의 추가 비위 사실이 적발되면서 청와대의 기강 해이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는 추가 비위 혐의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는 골프 의혹과 직결된 건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비위 혐의를 밝히지 않은 채 결과론적으로만 전원 복귀 조처를 한 것을 두고 선후가 바뀌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적어도 개괄적이라도 어떤 비위 혐의 정도였는지는 국민 앞에 당당히 밝히고 잘못을 인정한 후 조처를 취해야 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민정수석실의 수장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9일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특감반원 비위 논란과 관련한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직후, 즉각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원 복귀 조치를 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조 수석은 29일 임 실장에 “이미 검찰에 복귀한 특감반원 외에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 혐의가 있는 특감반 파견직원을 즉각 소속기관으로 돌려보내고, 소속기관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할 것”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위 혐의자가 추가로 적발됐다는 점을 짐작케했다.
일부 언론은 이와 관련, 특감반 직원들이 평일 근무시간에 친목 도모 골프를 친 사실이 적발됐다는 추가 비위 혐의를 보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보도 직후 즉각 ‘오보’라고 하다가 “주중 근무시간 골프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모호한 답변만 내놓았다.
사실관계를 두고 의견은 분분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권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검찰과 경찰에서 파견 온 사정기관 특감반 직원들은 그간 관례적으로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 등을 즐겨왔다고 한다.
다만 이번 문제의 관건은 골프를 언제 어느 때에 쳤냐는 점이다. 연가나 연차를 사용한 평일 근무시간에 쳤다면 딱히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혹여 정상적인 근무시간에 즐겼다면 비위 혐의로 적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 수석은 30일 자신의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민정수석실 업무원칙상, 특별감찰반 소속 일부 직원의 비위로 보도된 사항은 감찰 사안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강제수사권이 없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이번 비위 건의 사실관계를 확정 짓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수석은 그러면서 “복귀한 소속청이 조사 후 최종적으로 사실을 확정할 것”이라며 “비위와 무관한 특감반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비위 혐의를 밝힐 경우, 사건과 관련 없는 특감반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표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선후 관계 논란도 일고 있다. 공직자들의 비위를 감찰하는 집단이 내부 비위 감추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적어도 어떤 추가 혐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힌 후, 추가 조처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게다 더 나아가 특감반 직원들이 골프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까지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여전히 침묵 상태다.
야권에서는 조 수석 경질을 외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 수석을 겨냥, “제 역할을 못 하고 SNS나 하니까 근무 기강이 해이해지는 거 아니냐”며 “당장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정답”이라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발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청와대 공직자들의 오만과 횡포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논평을 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은 서슬이 시퍼런 저승사자 역할을 하는 곳인데 이들의 부적절한 행위로 일괄교체됐다니 고양이한테 생선 맡긴 꼴”이라며 “문 대통령은 귀국과 동시에 청와대 2기 진용 개편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청와대의 범법행위를 보며,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의 기강까지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일을 일벌백계하고 청와대 내부부터 단속하는 계기로 삼아 흐트러진 기강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