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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재료 유통기한 2~3일인데 KT 전화불통…폐기했습니다”

입력 | 2018-11-30 16:32:00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KT 90% 복구? 그렇지 않아”
“피해지역 소상공인 30~40% 손해”…“법적 대응” 예고



이은표 독막로길 피해대책위원회 대표가 30일 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토요일 하루 매출과 24일 매출을 비교했다. 2018.11.30/뉴스1 © News1/


 “가뜩이나 PC방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 주말 오전부터 인터넷이 불통이어서 영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피해가 막심했고 지금도 피해가 지속 중인 PC방 업주들이 있습니다.”(이상화 인터넷피시문화협회 서울시지회장)

“치킨 재료는 유통기간이 2~3일밖에 안 되는데 배달 전화가 불가해 재료를 폐기해야 했습니다. 외식업은 장사를 1주일이나 못하면 임대료를 못 내서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이근재 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

“슈퍼 업종은 느닷없는 인터넷 불통 때문에 신선식품, 채소, 청과, 수산물 등 생물들을 제시간에 팔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임원배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두절 사태와 관련해 소상공인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KT가 실효적인 보상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지역 소상공인은 평소 이익 대비 30~40%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KT 아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는 복구 일정을 상세하게 알리는 등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않고 있다”며 “황창규 KT 회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KT 아현지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서울시 마포구, 용산구, 서대문구, 은평구, 중구, 경기 고양시 일대 다수 소상공인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연합회 “KT 피해 지속 알면서도 공표 안해”…“평소 대비 50만~200만원 손실”

기자회견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KT는 90% 복구됐다고 하는데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KT는 동(銅)케이블을 쓰는 사람들의 피해를 알면서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상권의 ‘독막로길 피해대책위원회’ 이은표 대표는 “저희 상권의 토요일 매출 3개월 평균과 사고 당일 매출을 비교해 보니까 50만~200만원 차이가 났다”며 가지고 온 자료를 들어 보였다. 그는 “KT에서 이 피해를 성실하게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재 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KT 통신 장애로 전화가 불통이지만 외부에서 전화가 오면 ‘통화량이 많아 전화가 되지 않는다’는 안내가 나온다”며 “KT의 갑질, 신의성실원칙 위배”라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전날부터 KT 아현지사 인근에 ‘KT 불통 피해 소상공인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 접수 및 법률 상담을 진행 중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유선, 인터넷, 신고센터 직접 방문으로 피해를 신고한 소상공인은 총 150명에 이른다.

연합회 측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자영업자 17만여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며 “피해 지역의 소상공인은 평소 대비 30~40% 이상 영업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홍대 상인들, 법적대응 예고…KT “소상공인 피해에 통감, 논의중”

이날 연합회와 독막로길 피해대책위원회는 “피해 소상공인들과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연합회는 KT 측에 Δ조속한 피해 복구, 복구가 미진한 피해 소상공인들에게는 향후 복구 일정을 알리고 보완책 제시 Δ연합회와 공동조사단 구성 Δ재난지역 선포에 준하는 정부 대책을 마련 등도 요청했다.

연합회는 “보상방안 등에 미적대며 대화조차 외면하는 KT의 무능이 지속된다면 KT 회선 해지 운동 등 불매 운동에 나설 수 있다”며 경고했다.

최 회장은 “KT는 연합회의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며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KT가 복구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고 성의 있는 자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통화에서 “소상공인 피해에 통감하며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 있으나 섣부르게 보상안을 내기보다 피해 정도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직원 300여명이 발로 뛰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안내를 드리고 무선 LTE 라우터를 1500대 보급해 카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