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3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업심사위원회에 전격 회부했다. 상장적격성 심사를 보다 면밀하게 살피는 한편 발생할 수 있는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내부 검토 뿐 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까지 진행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폐지 또는 상장유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 거래소의 입장이다.
만약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심위로 회부하지 않고 심의 대상에서 직접 제외했을 경우 일각에서 대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은 16개 기업 중 8개가 기심위 심사를 받았지만 모두 상장을 유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점치고 있다.
거래소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이후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에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분식회계 혐의로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과 처분과 함께 검찰 고발됐다.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위원회를 중심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게된다.
기심위는 통지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를 하게 되는데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심의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매매거래정지 여부?기간 등을 결정해야 한다. 첫 회의는 다음달 중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기심위 개최가 결정되면 거래소는 심의일 3거래일 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개최 일시와 장소를 통보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기심위 심사를 한 달 더 연장할 수 있다.
기심위에서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투자자 보호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게 된다.
기업의 계속성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인 재무상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2조원이 넘는 시가총액과 8만여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고려할 때 투자자 보호도 상장 유지 조건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기심위는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중 하나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운명은 늦어도 내년 2월1일(57영업일) 안에 결정될 수 있다.
심사 결과 상장 적격성이 인정되면 바로 다음 거래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하지만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 이 회사에 대한 주식 거래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워낙 파장이 큰 사안이라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뒤 이 회사에 대한 상장 유지 또는 폐지 등을 결론내려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