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격 축소 아니다…사실상 단독회담” 강조
최대 30분 넘지 않을 듯…원칙적 입장 재확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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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30일(현지시간) 부터 이틀간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정식 양자회담 대신 ‘풀어사이드(pull-asides)’ 방식으로 열리는 것을 둘러싸고 ‘격’ 축소 논란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양 정상이 “배석자 없는 단독 회담”을 하게 돼 오히려 보다 밀접한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사실상 북한 문제가 무역 등 다른 이슈로 인해 미측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신들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및 한국 지도자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informal) 회담할 예정’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이 ‘풀어사이드’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이 각종 의전 없이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이나 복도 등에서 실시하는 약식 회담으로 통상 10~15분 동안 1~2개 이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풀 어사이드’ 회담은 다자 정상회의가 열릴 때 흔히 열리는 회담 형식인 만큼 회담의 격이 낮아졌다는 분석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풀 어사이드 회담은 외교부장관이나 국가안보실장 등 다른 참모 배석 없이 양 정상이 통역만 대동해 만나는 일종의 단독 정상회담”이라며 “일부 외신이 ‘다운 그레이드’라고 했는데 그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역만 대동한 단독회담을 백악관이 제안했고, 우리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풀어사이드 방식과 통역 등을 감안, 이번 회담이 최대 30분을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은 북미 사이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하는 문 대통령에게 한계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대북제재 등 핵심 쟁점에서 원칙적 입장만이 재확인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전쟁 등에 밀려 북한 어젠다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다고 진단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문 대통령과 할 얘기가 그닥 많지 않다.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며 ”최소한 G20 무대에서는 미국이 양자회담을 할만한 우선순위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 문제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예상은 사실 그간 계속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마지막날인 내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 문제에서 최종 담판을 앞두고 있고, 앙겔르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도 양자 회담에서 무역 문제를 놓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다자회담장 내부에서 실시하는 풀어사이드 회담은 별도의 기자회견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중이나 미일 정상회담 등 별도의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그 역시 비핵화 진전을 촉구하는 기존 기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