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최근 침체기에 접어든 주택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더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금리 인상이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지만 전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뚜렷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른 만큼 수요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서울 및 전국 주택시장 하락세는 뚜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5% 하락하며 5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빠졌다. 전국 아파트값도 3주 연속 떨어졌다.
소비심리는 얼어붙는 반면 시장에 나온 매물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들의 부담이 늘면서 투자자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종전 최고 호가 대비 수억 원 씩 싼 매물이 풀리는데도 거래가 되지 않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수도권보다는 지방 주택시장이 더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과잉공급, 지역경기 위축 등 하방요인이 많은 지방 주택시장의 투자자나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대출 영향을 덜 받는 갭투자자 비율이 높고 실수요자 역시 애초에 대출 가능한 금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고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중금리에 반영되는 3~6개월 뒤의 시장 상황이 내년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가늠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은 “연말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집주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향후 양도소득세 인하 등으로 거래에 숨통을 틔워달라는 시장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