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진성철)는 30일 외박 중 음주를 이유로 퇴학당한 육군3사관학교 생도 A 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퇴학처분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퇴학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생도 1학년이던 2014년 11월 외박을 나가 동기 생도와 소주 1병을 함께 마시고 이듬해 4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 2~4잔을 마신 사실 등이 적발됐다.
육군3사관학교는 생도의 품위 유지 등을 위해 금주, 금연, 금혼 등 이른바 ‘3금(禁)’을 유지해 오다 2016년 3월부터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외출 또는 외박 때 사복을 입었다면 음주가 가능하도록 사관생도 행정 예규를 바꿨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1, 2심은 “A 씨의 퇴학으로 육군3사관학교가 이루고자 하는 공공의 목적이 A 씨가 받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며 퇴학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 9월 “생도의 모든 사적 생활까지 예외 없이 금주(禁酒)의 의무를 요구하는 예규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 파기 환송심은 이날 학교의 퇴학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구=박광일 기자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