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통전문가의 충고 “스웨덴 음주운전 엄격히 규제… 교통체계 바꿔 과속 차단 효과”
10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만난 국제교통포럼(ITF)의 베로니크 페이펠 수석연구원(사진)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일 때 가장 참고해야 할 국가 중 하나가 스웨덴”이라며 “도로 설계부터 교통사고 원인 분석까지 교통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책에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도로교통사고센터(IRTAD)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한 교통안전 분야의 세계적 학자다.
스웨덴의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2년 전보다 0.2명 더 줄었다. 지난해 8.1명이 숨진 한국의 30% 수준이다. 비결은 ‘비전 제로(0)’ 정책이다. 1997년 스웨덴 정부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0으로 만들기 위해 내건 정책 방향이다. 도로를 설계할 때 중앙분리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과속을 막기 위해 수시로 차로 수를 1, 2개씩 바꿔 운전자가 긴장하도록 했다.
도심의 차량속도를 줄이는 것도 강조했다. 과속은 음주운전과 함께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페이펠 연구원은 “보행자 통행이 잦은 도심에서는 시속 60km도 빠르다”며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40%인 점을 볼 때 도심의 차량속도 하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교통안전 선진국들의 강력한 교통안전 정책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리=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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