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 W 부시 1924∼2018]부친도 상원의원… 정치 명문가
부인 바버라, 차남 대선도전 반대… “미국은 이미 너무 많은 부시를 가져”
73년 해로한 아내 곁에 묻혀

추모하는 미국인들 11월 30일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추모대가 차려진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놓인 방명록에 애도를 표하는 글을 적고 있다. 칼리지스테이션=AP 뉴시스
민주당의 ‘케네디 집안’만큼 공화당의 ‘부시 가문’은 미국의 대표적 정치 명가(名家)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프레스콧 부시(1895∼1972)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역한 후 투자은행을 설립해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1952년 코네티컷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석유기업을 설립하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부시 전 대통령의 인생 행보는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바버라와 애틋한 관계였다. 역대 대통령 부부 중 결혼생활을 가장 오래한 커플이다. 1945년 바버라와 결혼해 올해 4월 17일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73년 동안 함께 살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9년 출간한 서적에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게 더 멋진 일이었다”고 썼다. 결혼 초반엔 시련도 있었다. 둘째 딸 로빈이 태어난 지 3년 만에 사망한 것.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장될 텍사스A&M대의 부시 도서관 정원은 바버라 여사와 로빈이 묻힌 곳이기도 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5)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 중도하차했다. 부시 집안에서 젭 부시의 대선 출마를 가장 반대한 사람은 어머니 바버라였다. 그 이유(“아들아, 미국은 (너 말고도) 이미 너무 많은 ‘부시’를 가졌단다”)는 워싱턴 정가에 지금도 회자된다. 젭 부시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그 사람이 벌써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썼다. 젭 부시의 아들 조지 P 부시(42)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주지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