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스마트공장 혁명] <1> 금속판재 가공업체 ‘비와이인더스트리’ 놀라운 변화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비와이인더스트리’의 백승 전무가 스마트공장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작업에 필요한 재료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재고 관리에 들이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시흥=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달 29일 경기 시흥시에 있는 금속판재 가공업체 ‘비와이인더스트리’ 공장.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중소기업 작업장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로봇 팔이 왔다 갔다 하거나, 전자동 시스템 등이 눈앞에 펼쳐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 공장은 최근 2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5%대에서 15%대로 뛸 정도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이 회사 백승 전무는 ‘스마트공장’ 도입을 비결로 소개했다. 그는 “스마트공장이라고 해서 꼭 ‘자동화’나 ‘첨단’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생산·경영 활동을 데이터로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문제를 개선하면 곧 스마트공장이 된다”고 말했다.
재료(금속 판)가 쌓인 선반에는 재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알람을 줘 주문을 할 수 있게 했다. 재료를 사용하고 남으면 그 용량을 시스템적으로 체크했다. 용접기에 미터기를 달아 용접에 걸린 시간과 들어간 전기의 양 등을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것들은 아니었다.
생산 현장의 변화는 인력 구조의 변화로 이어졌다. 약 60명이 근무하는 이 회사에서 손길이 많이 가던 잡무가 크게 줄면서 같은 인력이 설계와 개발 등 핵심 역량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예전에는 설계·개발 인력과 기타 인력의 비율이 1 대 4 정도였다면 지금은 2 대 3 정도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참여한 2800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업체당 고용이 2.2명 증가했다. 생산량과 매출이 늘어 추가로 고용할 여력과 수요가 생긴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운용할 인력도 필요했다.
스마트공장으로 바꿨더니 업무 환경이 바뀌고 인재상도 달라졌다. 설비제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체 생산관리 시스템을 판매하는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독일 기업으로부터 합작 제안도 들어왔다. 생산 공정이 효율적으로 관리되면서 야식을 먹으며 밤 11시까지도 이어지던 야근·특근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존 인력도 잡무에서 손을 떼고 부가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따오는 일감의 부가가치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3차 협력사 정도였다면 지금은 2차나 1차 협력사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 백 전무가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