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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율의 상가투자]최저임금 1만원 시대, 입지가 답이다

입력 | 2018-12-04 03:00:00


한 원룸 밀집 지역에 분포한 편의점들. 끝이 막힌 도로(검은 선)에 있는 편의점은 유효수요가 적어 하루 평균 100만 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친다. 반면 열려 있는 도로(빨간색)에 있는 편의점은 유효수요가 많아 하루 매출 200만 원 이상을 거두고 있다.

김종율 아카데미원장

“이제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는데 상가에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최근 저녁 자리에서 받은 질문이다. “금리가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이 더 문제”라는 게 나의 대답이었다.

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루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달러 오르면 소비자평가 중간 등급 정도의 식당 중 약 14%가 폐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식당은 큰 타격을 받지 않는 반면 아래로 갈수록 폐점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보통 김밥집의 경우 매출의 20% 정도가 인건비로 지출된다. ‘표’를 통해 월 매출 2000만 원과 5000만 원인 김밥집 A와 B를 비교해 보자. 임대료를 뺀 비용만 놓고 보면 A 점주는 한 달에 570만 원, B 점주는 1690만 원이 남는다. 동일한 면적에 A의 월 임대료는 250만 원, B의 임대료는 500만 원, 직원 1인당 인건비는 약 200만 원이라 가정해 보자. A 점주의 수익은 250만 원가량으로 직원 급여와 비슷해질 것이다. 반면 B 점주는 임대료를 내고도 1000만 원 넘는 수익을 올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A 점주는 고민에 빠질 것이다. 최저임금을 10.9% 인상했으니 이제 직원과 수입이 역전될 수 있다. 김밥집을 하는 것보다 남의 가게에서 김밥을 마는 것이 수입이 더 낫다는 말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 보자. 이런 이유로 A 점포가 문을 닫으면 누군가는 반사이익을 보지 않을까. 바로 매출 5000만 원인 B 점포의 매출이 증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소매점도 양극화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렇듯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투자 환경이 더 나빠지는 만큼 상가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최저임금이 올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입지를 알아야 한다. 동일 상권 내에서도 좀 더 나은 입지를 골라야 하고 그런 상가를 사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입지가 좋은 입지일까.

이번에는 편의점을 예로 들어보겠다. 한 블록에 편의점만큼 다닥다닥 붙어서 경쟁을 하는 업종도 흔치 않다. ‘지도’는 수도권 어느 원룸 밀집지역에 분포해 있는 편의점을 보여준다. 빨간 선은 블록을 관통하는, 열려 있는 도로인 반면 검은색으로 끝을 둥글게 표시한 도로는 끝이 막혀 있는 곳이다. 이렇게 끝이 막힌 곳에 위치한 편의점은 대부분 인접한 유효수요에 한계가 있어 매출이 저조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확인해 보니 이 점포들은 하루 매출 100만 원대 초반으로 파악된다.

만약 이들 동그라미 표시된 편의점이 내년에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문을 닫게 된다면 반사이익을 보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빨간 선상에 위치한 점포들이다. 이들 점포는 대부분 하루 매출 200만 원 이상인 곳인데 인접한 경쟁 편의점이 문을 닫는다면 그 덕분에 매출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금리도 계속 오른다고 하니 상가 투자 환경이 나빠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환경이 나빠져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반사이익을 보는 점포도 분명히 있다. 2019년 상가 투자의 성패는 바로 이런 곳을 골라내는 안목에 달려 있다.

김종율 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