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무역전쟁을 90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마러라고=AP 뉴시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This was a classic exercise in can-kicking.
일단 어려운 문제는 피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길거리에서 깡통을 차보셨습니까. 여기서 깡통은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말합니다. 한 번 차면 깡통은 저 멀리 가고, 깡통 앞에 이르면 다시 차는 일이 반복됩니다. 깡통을 차버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미루는 것일 뿐이죠. ‘kick the can’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를 미루다’라는 뜻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90일 휴전’ 합의가 ‘can-kicking(뒤로 미루기)’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주의해서 듣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을 할 때도 집중하지 못합니다. 만약 내 친구가 산만한 사람이라면 “He’s(She’s) got attention disorder”라고 합니다. 마이클 데시 노트르담국제안보센터 국장은 앞에 ‘diplomatic’을 붙여서 “그 사람(트럼프)은 외교 문제에서 주의력 집중이 안 된다”고 비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협상을 할 때 영속적이고 내구성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내하고 집중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I don’t agree but I defer to the president.”
직역을 하자면 ‘defer to someone’은 ‘다른 사람이 결정하도록 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아무에게나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죠. 자신이 믿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에게만 그렇게 하도록 허락합니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담당 자문역이었던 댄 디미코는 말합니다. “나는 이번 합의(‘90일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하겠다.”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믿는다”는 뜻이지요.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말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