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한반도정책컨센서스
“남녀가 호감을 느끼면 자주 만나고 싶잖아요? 보통의 남자친구라면, 어디에서 놀자고 제안하시나요? 네 맞아요, 커피숍 또 영화관! 저희 남편이 저한테 어디 놀러가자고 했는지 아세요? ‘우리 물고기 잡으러 갈래요?’ 그랬어요.”
11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회의실. 탈북민(북한이탈주민) 남편과 결혼해 ‘작은 통일’을 이뤄낸 직장인 최모 씨(여)가 남편과의 연애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네? 물고기를 잡으러 가자고요?‘ 뭐 어디, 영화 보러 가거나, 한강에 놀러 가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으러 가자고요?”(남에서 살아온 여자친구)
최 씨가 이어 말했다.
“그런 순수함? 저는 원래부터, 약간 경상도 스타일이나, 강원도 스타일이나, 이렇게 좀 억양이 좀 있는 그런 말투를 좋아했는데, 남편의 말투가 되게 마음에 들었던 거 같아요. 결국 그냥, 그 사람, 눈망울, 눈, 그리고, 그 수줍어하는 모습, 그리고 순수함, 그런 것들이 되게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어떤가요? 제가 남편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북한이 보이나요, 사람이 보이나요?”
한반도정책컨센서스 정우진 사무총장 제공
강연이 끝나자 조별 토의가 진행됐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자극적인 프레임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요?” (김주은 씨·숙명여대 경제학부 2학년·통일부 대학생기자단 10기)
“일반인이나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정보의 한계가 있다보니 스스로 대면할 기회를 찾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해보여요.”(고선영 씨·숙명여대 경제학부 2학년)
“통일교육 현장에 북한 출신 강사를 의무적으로 동참하도록 하고, 그 강사들 또한 서로 통일교육 내용을 보완하도록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해결방안은 어떨까요?” (이하영 씨·동덕여대 회화과)
한반도정책컨센서스 정우진 사무총장 제공
“발표에 나선 탈북자들이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사업가나 크로스핏터 등 다양한 정체성을 꾸려가는 멋진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북한 주민과 탈북민들이 모두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생겼습니다.” (김 씨)
탈북민들에 대해 일반인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성 언론이 만든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이들이 던진 질문을 다시 던져 보았다.
“사실 지금은 워낙 자료의 시대여서 관련 동아리나 행사 등에서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찾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교육과 홍보가 잘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고 씨)
“관심의 진입장벽을 점차 얇게 또는 허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현재 통일교육을 하는 단체나 언론들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언론의 프레임을 깨기 위해선 북한에서 오신 분들의 스토리를 직접 배우며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자체가 방향을 조금 바꾸면 좋겠지만, 민간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정책컨센서스 정우진 사무총장 제공
정우진 한반도정책컨센서스 사무총장
정우진 한반도정책컨센서스 사무총장(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석사과정)은 “우리의 활동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라며 “좀 부족하고 서툴 수 있지만 비영리 공익 활동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보다는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청년들의 관심을 확대하기 위해 △숙의민주주의 청년 공론장 △남·북·해외청년 네트워크 △한반도문제 토크콘서트 △미래세대 교육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백승헌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