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0.6%… 2분기째 0%대
올해 낮춰잡은 2.7% 성장도 불투명… 실질국민소득 작년보다 0.2% 줄어
소비자 물가는 두달째 2% 올라

한국은행이 4일 내놓은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1978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0.6% 늘었다. 10월 말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분기 GDP는 올해 1분기(1∼3월)에 1.0%로 반등했다가 2분기(4∼6월) 0.6%로 주저앉은 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3분기 성장률은 2.0%로 3분기 기준으로는 2009년(0.9%)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민들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는 0.7%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0.2% 줄어들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장은 주춤한 반면에 물가는 뛰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올 들어 줄곧 1%대 중반의 상승폭을 유지하던 소비자물가는 9월(1.9%)부터 오름폭이 커지면서 10월(2.0%)에 이어 2개월 연속 2% 상승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10월 한은이 하향 조정한 성장률 2.7% 전망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이 전망치를 이루려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0.84%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경기 하락세가 뚜렷하고 투자와 소비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 정도의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도 부담을 줄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비용이 커져 소비와 투자 등 경제 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미뤄진 재정 지출이 집행되고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내수 활성화 정책을 쓰고 있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