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죄를 받으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5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열린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대법원 승소 시민보고대회’에 참석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기쁜 세상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지만 내년에라도 사죄 받으면 더는 바람이 없다”고 밝혔다.
양 할머니는 “73년을 눈물로 살았는데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 청춘이 된 기분이다”며 “반가운 승소 소식을 그동안 함께 해준 시민,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학생들이 ‘힘내시라’고 말할 때가 제일 기분 좋다. 공부하느라 바쁠 학생들이 시간을 내 찾아와 하는 격려 한마디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눈물나게 감격스럽다”며 덧붙였다.
대법원 승소 판결 당일 재판정에 나가지 못한 데 대해 양 할머니는 “아쉬운 마음에 병원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판정에 나가 응원해줘서 안타까움이 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승소 소식을 들으며 2013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처음 이겼을 때가 떠올랐다”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세를 부르고 박수쳤던 그날이 가장 기분 좋았던 날이다”고 말했다.
양 할머니는 “함께 소송을 제기했던 피해자들의 건강이 좋지 않아 마음이 안 좋다”며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서로 한 많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청구권은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위자료청구권으로서 한·일청구권 협정 적용대상이 아니다’고 판단, 미쓰비시중공업은 원고 5명에게 1명 당 위자료 1억~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5일 광주고법은 피고 미쓰비시중공업이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 등 4명을 상대로 낸 항소심에서 미쓰비시의 항소를 기각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