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난임, 오해와 진실
국내 최대 난임센터를 둔 서울마리아병원 이원돈 원장(오른쪽)과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난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원장은 “임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한다”며 “고령 난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DB
▽이원돈 원장(이 원장)=불임은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불가능이지만 난임은 생물학적으로 이상이 없음에도 임신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35세 이상 여성은 6개월간, 35세 미만 여성은 1년간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난임으로 정의합니다.
▽이 기자=난임의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 원장=여성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무월경, 난소 낭종 등 배란장애와 자궁관 복막 이상, 자궁내막증, 면역 및 유전적 이상 등 자궁 이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남성은 정자무력증, 희소정자증, 무정자증 등이 있습니다. 예전엔 난임을 여성의 문제로 알았지만 요즘은 남성 난임이 늘어나 굳이 비율을 따지면 50 대 50으로 봅니다.
▽이 기자=난임의 책임이 여자에게 있다는 생각은 정말 잘못된 편견이군요. 난임 치료에 많은 돈이 들지 않나요?
▽이 원장=국내의 시험관 시술 비용은 세계적으로 싼 편입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5, 6배 비쌉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난임 치료에 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치료비의 3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됩니다. 건강보험 혜택은 인공수정 3회, 체외수정 시술 7회(난자를 채취해 신선배아를 이식하는 시술 4회, 동결배아 이식시술 3회)까지 가능합니다.
▽이 원장=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애매한 문제입니다. 다만 40세 이상 고령 산모도 난임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출산이 가능합니다. 난임 치료 기술은 매년 놀랍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절대 안 됩니다. 43, 44세로 넘어갈수록 임신율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평균 임신율을 40∼50%라고 했을 때 43, 44세가 넘으면 10% 미만입니다.
▽이 기자=많은 분들이 난임 시술 시 주사를 매일 맞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이 원장=예전에는 난임 치료를 한다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었죠. 하지만 현재 주사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마취 기술이 많이 발전해 아프지 않게 난자를 채취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과배란 주사는 엉덩이에 맞았는데, 지금은 피하주사로 배에 자가 주사가 가능합니다. 주사를 아예 쓰지 않고 난자를 채취하거나 주사 용량을 적게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기자=요즘은 난자 냉동을 많이 이용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원장은 “40대 이상 여성도 충분히 임신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며 “임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병원에서도 체외수정 과정 중 배아 배양 성공률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고령 난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만한 소식을 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