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노라멘의 ‘쇼유 라멘’(왼쪽)과 ‘도리빠이탄 라멘’. 홍지윤 씨 제공
홍지윤 쿠킹클래스 쉬포나드(chiffonade) 운영자
에도 말기 요코하마, 나가사키, 고베, 하코다테 같은 항구 도시가 개방되면서 도시마다 중국거리(中華街)가 생겨났는데 이때 차이나타운에서 먹던 국수가 그 시초다. 중국 서북부 란저우(蘭州) 지방에서 먹는 면 요리의 일종인 라몐(拉麵)의 수타법을 따라하다가 라멘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항구 도시에서 먹던 라멘은 싸고 배부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지역적 특색이 가미된 개성 있는 라멘들이 탄생했다.
라멘은 국물의 제조법과 고명으로 특색이 드러난다. 특히 간장, 소금, 미소(일본식 된장), 설탕, 미림 등의 양념을 합한 다레에 소, 돼지, 닭 등의 뼈를 비롯해 가쓰오부시, 멸치, 해조류 등을 끓인 다시(出汁) 국물을 궁극의 비율로 섞어 만드는 수프가 라멘의 핵심이다. 돼지 뼈를 골수까지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직화로 지져 먹음직하게 마무리한 차슈를 올린 돈코쓰 라멘은 주로 덥고 습한 규슈 지방에서 인기 있다. 깔끔한 맛을 선호한다면 닭 육수 베이스에 간장으로 간을 한 쇼유 라멘, 더욱 산뜻하고 가벼운 맛을 원한다면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한 시오 라멘이 좋다. 기호에 따라 반숙 달걀, 파 채, 숙주, 구운 김 등의 고명을 올리고 시치미(고추와 여러 가지 향신료를 건조한 매콤한 양념가루)나 유즈코쇼(유자 껍질을 고추, 소금과 함께 혼합한 양념) 같은 향신 조미료를 더하면 느끼함을 줄이고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홍지윤 쿠킹클래스 쉬포나드(chiffonade) 운영자 chiffonade@naver.com
○ 멘야산다이메 서울 마포구 홍익로5안길 24, 돈코쓰 라멘 7500원
○ 오레노라멘 서울 마포구 독막로6길 14, 도리빠이탄 8000원
○ 라멘 베라보 서울 마포구 동교로 67, 시오 라멘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