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방한 후 이틀째 면담…이견 거듭 확인 과거에도 자료 제출 비협조…“최대한 많이 받아낸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방한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연이어 만나 한국지엠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대해 논의했지만, 법인 분리 후 사업계획에 대한 자료 제출 규모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앵글 사장은 지난 3일 방한해 4일과 5일 이 회장을 두 차례 만나 R&D 법인 분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 회장은 법인 분리에 절차적인 문제와 자료 제출 규모 등을 들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이 회장은 한국지엠의 법인 분리를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과 함께 법인 분리 이후 사업 계획에 대한 자료를 제출한다면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관건은 GM 측이 법인 분리 후 구체적인 비즈니스 플랜을 담은 자료를 산은에 제출하느냐 여부다. 하지만 GM 측의 전례를 보면,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이미 한국 철수설이 제기되던 2016년 이후부터 산은과의 앙금이 있다. 지난해에는 산은이 주주감사권을 써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와 본사의 관리비 부담 등 자료 116개를 낼 것을 요청했지만 6개만 제출했다. 이후 산은의 한국지엠 경영 관련 의혹들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요청에도 ‘영업 비밀’을 이유로 거부했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실사 과정에서도 GM의 비협조는 계속됐다. 빠른 실사를 이유로 GM 측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자료를 제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GM과의 금융확약서에 경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안은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법원이 한국지엠의 법인 분리 임시 주주총회 결의는 규정상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과, 신차 연구개발 물량 배정을 앞둔 GM이 R&D 법인 설립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은 산은에 유리한 측면이다. 앵글 사장도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산은 관계자들과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