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단 간담회서 밝혀

온수관 파열 사고현장 찾아 이낙연 국무총리는 올해 서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소득 분배가 악화한 점이 가장 뼈아프다고 밝혔다. 이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6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사고 현장을 찾아 지역난방공사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고양=뉴시스
이 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만찬에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은 가야 할 길이지만 한꺼번에 몰려오다 보니 상당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어도, 또 상당수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도 인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내년에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고,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4일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가 빨랐다.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이 총리는 “근로소득자의 가구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시장에서 배제된 실업자, 고령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밝은 것은 지켜나가되 어두운 쪽에는 빨리 온기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는 “내년에는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국민적 합의와 정부의 노력이 합치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문재인 정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노동자를 중시하는 사회로 가야 하지만 불법까지 눈감자고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동계도 그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해가 점점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 민감한 정책을 두고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한국판 노동혁신”이자 “해야 하는 일”로 묘사했다. “이제껏 기업들은 (지역을) 떠나고, 노동자들은 불만이고, 악순환이 있었는데 이를 끊어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 그는 “우리가 대외 의존도가 큰 나라인데 대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두 지도자가 특별한 결단을 하지 않는 한 지난 몇 개월 상태가 지속되거나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이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그 어느 쪽의 사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원래 시기가 구체적으로 못 박힌 합의는 없었고, 되도록 연내에 하겠다는 양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측에도 비공식적으로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며 “생각할수록 미리 점검할 일이 많아 큰 그림이 그려진 뒤 수면 위에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