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한국 의료계의 큰 별이 졌다. 인당(仁堂)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항년 92세.
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성제국대학 예과(서울대 의과대학 전신)를 졸업하고 외과 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6·25 전쟁 중 큰아버지인 백인제 박사와 아버지 백붕제 변호사가 납북되자 유산처럼 남겨진 백병원 재건을 위해 1961년 백병원 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백병원은 현재 전국 5개 총 3500여병상 규모로 연간 450만 명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이 됐다. 이밖에도 고인은 1979년 인제대학교를 설립해 교육 발전에도 앞장섰다.
고인은 당대 외과의사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한국 최초로 소아 선천성 거대결장에 대한 ‘스완슨 수술법’, ‘골반내장전적출술’을 시행하는 등 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족정신 함양에 공헌한 공로로 1983년 국민훈장 목련장, 200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10년 보훈문화상과 제14회 부산흥사단 존경받는 인물상 등을 받았다.
통일을 바랐던 고인은 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 남북정상회담 방북 수행단원을 지내고,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 개성공단 내 응급의료시설 운영 등 남북관계 개선에도 힘썼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지.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