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매기/김금희 지음/152쪽·1만1200원·현대문학
불륜이지만 격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차분하다. 재회를 대하는 둘의 태도는 달랐다. 재훈의 말대로, “마치 빗물이 손바닥을 적시듯 매기가 내 인생으로 툭툭 떨어져 내렸다.” 매기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함께 공유했던 ‘X’자 문신을 반복해 그리며 재훈을 밀어낸다. 돌아가야 할 자리, 각자의 삶이 있었다.
그들의 사랑은 완성될 수 없다. 격하게 쟁취하는 사랑보다 서로를 존중하며 응원하는 이별을 택했다. 아픔 속에 성장과 성숙이 있다. 둘은 지난 시간에 대한 믿음과 앞으로의 희망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을 찾아 나선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