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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예산안 숙제 끝냈지만…야3당 선거제 개편 요구는 어떻게?

입력 | 2018-12-08 10:29:00

야3당 거센 반발에 정국 상황 ‘꽁꽁’…고민 깊어지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한 것을 규탄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을 찾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8.12.7/뉴스1 © News1


2019년도 예산안이 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숨을 돌렸지만, 야3당이 제1·2당의 합의가 ‘야합’이라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어 여당으로선 선거제도 개혁 문제가 또 다른 숙제로 남았다.

이날 새벽 본회의에선 내년도 예산안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의 불참 속에 통과됐다.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이 빠진 합의는 “거대 양당의 야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 앉아 ‘기득권 야합 규탄한다!’는 손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항의했다.

전날(7일)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까지 수 차례 회동을 통해 선거제도 개혁의 합의점을 도출하려 했으나 결국 불발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2시께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선거법 중재안 중) ‘연동형’ 이름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한국당(에게) 안 통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원칙으로 한다’, ‘동의한다’, ‘공감하며’ (라는 등의 안을 제시했지만) 한국당이 안된다고 하니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선거법과 예산안 연계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집권여당으로서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긴 데 대한 부담이 작용한 데다가, 2012년부터 7년 연속으로 ‘지각 처리’를 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정기국회 내에 무조건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밀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입장으로선 불가피하게 한국당과의 단독 처리라는 선택지를 택했지만, 추후 정국에서 야3당의 협조를 잃게 됐다. 특히 그동안 여러 대치 국면에서 민주당의 ‘우군’이 되어주었던 평화당과 정의당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며 ‘협치’ 전망이 매우 흐려졌다.

여당만으로는 의석수가 과반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입법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민주당의 입장으로선 야당의 반발이 아플 수밖에 없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합의문 발표 직후 “야3당이 함께 합의하지 못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그러나 예산을 볼모로 해서 선거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도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 직전까지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나 선거제도 개혁 문제에 대한 설득에 나설만큼, 야3당과 깨진 ‘협치’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깊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선거제 개혁 등에 대한 절차를 묻자 “알 수 없다”며 “지금 내가 무엇을 예측할 수 있겠나”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야3당은 이날 본회의 불참을 신호탄으로 국회 상임위원회도 전면 보이콧하기로 가닥을 잡는 등 공세 고삐를 바짝 쥐고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홍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실상 야3당과 민주당은 이견이 전혀없다”며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 끝내 합의를 못해서 야3당이 저렇게 단식과 농성을 하게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법은 우리 당에서 약속한대로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선거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선거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5당이 예산안과 선거제 개편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국 상황은 당분간 한겨울 날씨만큼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