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군사당국이 오는 12일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감시초소(GP) 11곳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한다.
앞서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GP 시범철수 작업과 관련해 ▲모든 화기 및 장비 철수 ▲근무인원 철수 ▲시설물 완전파괴 ▲상호검증 등 4단계로 나눠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상호검증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은 시범철수 11개 GP의 현장검증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각 11개 검증반에 77명씩 총 154명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투입해 상호검증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상호검증은 당일 남북 검증반이 합의된 군사분계선(MDL) 상의 연결지점에서 만나 상대측 안내에 따라 해당 초소 철수현장을 직접 방문해 철수 및 철거 상황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전에는 우리 측이 북측 초소 철수현장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북측이 우리 측 초소 철수현장을 찾는다. 남북이 상대 GP를 방문하는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 된다.
남북은 검증반이 GP를 도보로 왕래하며 검증할 수 있도록 우리 측 GP와 북측 GP를 연결하는 등산로 정도 폭의 작은 길을 개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검증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GP가 군사시설로 전용될 수 없도록 불능화 됐는지에 중점을 두고 검증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북측 GP의 경우 폭파 작업으로 매몰된 지하 공간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만 향후 군사적으로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파괴됐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하시설의 완전 파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남북은 상호 검증을 통해 해당 시범철수 GP가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다고 확인하면 이에 대한 자체 평가를 거쳐 군사실무접촉 등을 통해 한 단계 진전된 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DMZ 내 모든 GP 철수는 남북이 합의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시범철수 11개 GP에 대한 철수·철거 조치가 완료됐다는 서로의 이해가 이루어지면 다음 단계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형이 보존되는 우리 측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동해안GP로 북측 GP와 580m 거리에 있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 방문한 중부전선의 까칠봉GP를 보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칠봉GP는 남측 GP와 불과 350m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원형을 보존하는 1개 GP 외에 시범철수하는 GP 시설 중 일부를 역사관 등으로 옮겨 보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