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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별미 ‘벌교 참꼬막’ 어디로 갔나

입력 | 2018-12-09 11:01:00

새꼬막 ‘경제성’에 밀리며 생산량 지속 감소
남획 등 멸종 위기 현실화…대책 마련 시급




뻘배를 타고 꼬막을 채취하는 벌교 아낙네들.(보성군 제공)

소설 태백산맥에서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한 맛’으로 표현된 전남 보성의 특산물인 ‘벌교 참꼬막’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9일 보성군에 따르면 올해 참꼬막 어획량은 2016년 74톤, 지난해 66톤에 이어 올해 11월말까지 45톤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며 현재 참꼬막 가격은 20㎏ 1망에 60만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비슷한 품종인 ‘새꼬막’의 4~5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이상의 높은 가격이다.

생산량이 줄고 멸종 가능성까지 우려되면서 보성군은 지난해에 1억9000만원을 들여 꼬막 폐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용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추정되는 원인으로는 꼬막 종묘 작황 부진에 따른 생산량 감소, 꼬막자원 남획과 기후환경변화, 종의 열성화 등이 꼽히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참꼬막’ 대신 ‘새꼬막’을 선호하는 어민 인식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벌교꼬막 인공치패.(보성군 제공)

새꼬막 양식은 수심이 있는 바다 뻘층에서 이뤄지며 2년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기계로 채취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회전률이 빠른 장점이 있다.

올해 11월말까지 생산량은 539톤으로 참꼬막 생산량의 10배 이상이다.

반면 참꼬막은 연안에서 가까운 뻘층에 종패를 뿌린 후 4년 정도 길러야 채취할 수 있다.

기간이 길다보니 수확할 때까지 종패 관리를 위한 비용이 많이 들고, 뻘에서 채취하는 탓에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의 어장환경 변화에 따른 패사 확률이 높아진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어민들이 참꼬막 양식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보성군이 참꼬막 종묘배양장에서 생산한 치패를 중간육성장에서 종패로 만들고, 성패로 성장시키기 위해 예산 80%까지 지원해 준다고 해도 어민들이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벌교에서 생산되는 하루 2톤 정도의 새꼬막은 벌교에 위치한 가공공장에서 전량을 수매해 가공한다.

꼬막은 가공용 통조림 등으로 만들어져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인터넷으로 구입하려고 해도 대부분 품절인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생산과 쉽고 경제적인 새꼬막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참꼬막은 점점 어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벌교 참꼬막의 위기가 현실화됨에 따라 보성군은 나름대로 ‘연안바다목장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자원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안바다목장 조성사업은 벌교읍 여자만 일원에 2021년까지 5년간 50억원을 투입, 바다생태계를 관리하고 꼬막 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는 사업추진 1년차로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Δ꼬막 모패(母貝)단지 매입·살포 Δ모패단지 조성예정지 갯벌환경개선 Δ자원량 파악과 꼬막 폐사원인 규명 Δ자원조성단지 경계표시 등을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여자만 청정해역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벌교꼬막의 생산기반을 혁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성군 지역 참꼬막 어장 허가면적은 총 685㏊에 38개소다. 새꼬막 허가 어장은 208건, 2065㏊에 달한다.

연안바다목장으로 집중육성하는 면적은 총 136㏊다. 이 중 참꼬막 어장 면적은 12개소 48㏊, 기타 마을어장 개발사업 4개소 68㏊, 개인 어장 3개소 20㏊로 구성된다.

(보성=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