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BBC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한 MBC ‘나쁜 형사’는 신하균이 원작과 다른 형사 우태석을 연기하며 호평받고 있다(왼쪽). 신 씨는 “루터가 무게감 있는 ‘곰’이라면 태석은 밤에 서글프게 울부짖는 ‘늑대’”라고 설명했다. 일본 원작 드라마를 끌어온 KBS ‘최고의 이혼’은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출처 MBC
3일 첫 방영한 MBC 드라마 ‘나쁜 형사’는 영국 BBC의 2010년도 드라마 ‘루터’를 가져왔다. 범인을 잡기 위해 불법도 저지르는 형사 우태석(신하균)과 사이코패스 은선재(이설)가 아슬아슬한 공조를 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 시청률은 이미 10%를 넘겼다.
올해 6월 방영돼 호평을 받은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도 동명의 BBC 드라마(2006년)를 다시 만든 수사물이었다. 각각 타임슬립(시간여행)과 불법 형사 등 원작의 핵심 소재를 차용해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스토리 라인이 흥미를 높였다는 평이다. 매회 진행되는 각각의 사건들을 국내 정서에 맞게 변주하기도 용이하다. 방송계 관계자들이 “수사 드라마를 하면 70%는 성공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KBS 제공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서 춤을 추는 소녀들을 그린 KBS 드라마 ‘땐뽀걸즈’는 지난해 개봉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원작이다. 인물 간 갈등 같은 극적효과를 위해 원작에 없던 남성 주인공이 추가됐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를 리메이크한 tvN ‘왕이 된 남자’도 내년 1월 방영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비해 드라마는 호흡이 훨씬 길기에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