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조문 이어져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빈소를 찾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사진)은 현 정부의 ‘적폐 수사’ 논란에 대한 질문에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9일 빈소를 찾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정치 보복식 과거사 수사가 안타까운 죽음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뉴시스·뉴스1
황 전 총리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적폐라는 이름의 수사 중에 작고하셔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표적수사나 과잉수사, 별건수사 등의 행태는 다들 잘못된 것이라 한다”며 “이게 (검찰 조사 중 피의자가 사망한) 첫 사례도 아니라니까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의 적폐청산 관련 수사 중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정치호 변호사 이후 이 전 사령관이 세 번째다.
이 전 사령관 재직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전 실장은 빈소에서 90분을 머물며 이 전 사령관을 두고 “참군인이었다”고 했다. 적폐 수사 논란에 대해선 그 역시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한 전 장관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단 말을 하면서 (목숨을 끊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의 육군사관학교 동기(37기)들도 빈소를 찾았다. 생도 시절 이 전 사령관과 룸메이트였던 노양규 씨(60)는 “군인의 당연한 임무를 두고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애초에 그런 임무를 부여한 게 잘못이지 임무를 수행한 사람이 죄인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전 사령관 법률대리인인 임천영 변호사는 8일 유서를 공개했다.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엔 “세월호 사고 시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적혀 있다.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임 변호사는 “본인은 그렇게 느꼈을 수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는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