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의 대한성공회 서울대 성당에서 열린 세계 인권의 날 7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정부도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발표한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번 기본 계획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인권존중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인권선언은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했다.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과 야만의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전문과 각 조항에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계인권선언 1조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고 천명했다”며 “이어지는 30개의 조항은 국가를 비롯한 그 어떤 권력도 침해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권의 역사도 자유와 평등을 향한 치열한 투쟁의 여정이었다”며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갖기 위해 평범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열망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계, 법조계, 시민사회도 힘을 보탰다. 우리가 모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곳곳에는 영광스런 투쟁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한국 전쟁 당시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사제들과 수녀들의 순교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최근 많은 국민들이 아동폭력 문제를 염려하고 계신다”며 “국가인권위원회는 문제가 된 아동양육시설에 아동인권에 대한 직무교육을 권고하고, 관할 관청에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하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병원 환자에 대한 사물함 검사에 대해서는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열악한 환경에 있는 구금시설 수용자에 대해서는 적절하고 전문적인 의료 처우를 제공할 것을 법무부와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인권위의 노력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 우리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며 “인권은 일상에서 실현될 때 그 가치를 발한다. 국가 인권위의 노력은 우리 삶 속에 인권을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국가인권위가 사회의 중요한 인권 현안에 눈과 귀를 닫고 관료화 되어가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지만 다시 약자들 편에 섰던 출범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반갑다”며 “국제사회에서 모범적인 국가인권기구로 인정받았던 활약을 되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해체하고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인권과 사람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며 “이는 곧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의 자유와 정의, 평화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이 함께 실현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의 노력은 전 세계에 희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다름을 차별이 아니라 존중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우러져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자, 어떠한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변화를 완성시키는 것”이라며 “인권을 무시할 때 야만의 역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겠다. 인권과 평화를 향한 이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