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관련 예산이 올해에 비해 약 7배 증가했지만, 업계의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관련 사업 예산 810억원을 1420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올해 185억원이었던 예산을 정부가 증액한 데 이어 국회가 이를 더 확대한 것이다.
지난 9일 환경부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과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충전 인프라 확충 사업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의결로 1440억5000만원 늘어난 6823억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예산 확대에도 국내 자동차업계는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번 예산 증액으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지원 대상 대수가 4000대로 늘어난 부분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소차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량 보조금 지원 등도 중요하지만 수소사회가 빨리 정착되려면 기본적인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소차를 만드는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 밖에 없는데 이 둘에 비해 한국은 복잡한 규제와 비싼 설치 비용 때문에 수소 충전소 설치 등의 부분에서 뒤쳐져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수소 충전소 한 곳을 지으려면 20~30억 정도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든다”며 “그렇다고 한국에서는 규제상 아무데나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와 관련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보급, 수소 충전소는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일본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약 5300대를 기록했다.
한국 정부 역시 2023년까지 약 63만대의 수소차를 보급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서울에는 양재, 상암 등 두 곳에만 수소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전국으로 따져봐도 수소 충전소는 9개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원 대상 대수 확대는 전체 친환경차 시장의 파이를 더 크게 만들기 때문에 환영할 일이지만 기존 공동주택 비율이 높은 한국은 충전소를 위한 부지 확보가 어려워 수소전기차를 충전하기 힘든 여건”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는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2022년까지 수소 충전소를 11개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에서는 충전소 설치를 위한 부지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소 폭발 등 여러가지 이유로 부지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