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위쪽 사진), 키엘(오른쪽 사진) 등 브랜드 이름을 내건 특화형 카페의 모습. 왼쪽 아래는 벤츠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MD 상품들. 베이징=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라고 쓰인 대형 조형물을 보고 벤츠의 자동차 전시장으로 생각했지만 매장 안에 들어가 보니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매장으로 들어서자 양복을 차려입은 영업사원 대신 앞치마를 두른 카페 직원이 메뉴판과 함께 인사를 건넸다. 직원 유니폼과 메뉴판에도 ‘메르세데스’라고 브랜드 이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주변 테이블에선 커피를 마시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등 흔히 볼 수 있는 카페 안 풍경이었다. 2층에는 벤츠의 브랜드를 내건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었다.
최근 외국 명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중국에 자사 브랜드를 내건 카페나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있다. 이날 벤츠 카페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한 카페에도 BMW의 ‘미니(mini)’ 브랜드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일반 카페처럼 커피, 빵 등을 팔고 있었지만 한쪽에는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 미니 차량 모양의 장난감들이 놓여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매장 면적이 협소해 자동차를 전시하진 못했지만 관련 서적이나 사진들을 보면서 차량의 가격 등 스펙을 물어보는 고객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주변 쇼핑몰에 있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키엘’ 매장 바로 옆에도 브랜드의 이름을 내건 카페가 영업 중이었다.
최근 중국에서 자동차, 화장품 등 브랜드 이름을 내건 카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고객의 소비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비슷한 타입의 카페들이 인기를 끌면서 내년에는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샤넬도 베이징에 브랜드 이름을 내건 ‘샤넬 카페’를 차린다.
중국의 인플루언서인 ‘왕훙(網紅)’들이 카페나 레스토랑을 많이 찾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왕훙들이 최근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방송을 많이 진행하는데, 방송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노출될 수 있다”면서 “팔로어 수만 수십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그만큼 광고 효과가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