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지역난방공사 등 잇단 말썽
비전문가 ‘보은 인사’ 부작용… 코레일 자회사에도 ‘낙하산’ 포진

고속철도(KTX) 강릉선 탈선 사고가 일어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산하 자회사에는 총 6곳에 13명의 여권 인사가 임명됐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취임 초부터 대표적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 출신인 오 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16, 17,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 사장은 의원 시절에도 철도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김정근 이충남 코레일 비상임이사도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있었다.
코레일 자회사들에도 ‘낙하산 인사’가 포진해 있다. 강귀섭 코레일네트웍스 대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코레일유통 이덕형 박윤희 비상임이사는 19대 대선 때 각각 선거 캠프와 외곽 조직(‘더불어포럼’)에서 활동했다. 코레일로지스의 김종옥 비상임이사와 권은찬 비상임감사는 서울 지역 구의원, 코레일관광개발 김두진 상임이사는 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출신이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수송관 누수사고 현장 보고 때 ‘웃음 보고’로 물의를 일으킨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황 사장은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쳤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이해찬 후보 캠프 공보업무를 총괄했다.
친형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최근 자진 사퇴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3선 의원 출신이다. 최 전 사장은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회장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태양광발전업체를 운영했던 최 전 사장이 수상태양광발전사업을 벌이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맡은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낙하산 인사는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지난달 문 대통령이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 출신인 송병곤 씨를 상임이사직에 앉혔다. 김현미 장관의 의원실 보좌관을 지낸 백모 씨도 최근 인천공항철도 기획본부장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야 best@donga.com·장원재 기자